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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시] 아름다운 시를 못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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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감독의 영화가 []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칸영화제 각본상까지 가지고서 말이죠.
이창동감독의 영화는 너무 대단한데.. 사실 불편한 것도 사실이거든요. 고통을 당하는 사람의 고통이 너무나 잘 전해져서 이제 좀 자제해야겠다 했는데.. 이 영화는 왠지 그렇지 않을꺼 같아서 다시 도전 해봤습니다.

시를 어떻게 쓰나요?
영화에서 보면 계속 '시를 어떻게 쓰나요?' 하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요..
정확한 답이 없죠. 사물을 더 유심히 관찰하고 거기서 나오는 아름다움을 틈나는 대로 적어보라고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주인공인 미자라는 할머니는 손자와 함께 둘이 살고 있습니다.
멋내는거 좋아하구 감수성(?)도 많은 소녀같은 할머니 이구요 집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일 정도로 힘들게 살고 있지만 멋쟁이처럼 옷입고 다니는 것 보면 재미있습니다.


어느날 동네 문화센터에서 시 강좌를 한다 해서 마감이 지났지만 겨우 부탁해 강좌를 듣게 되면서 시를 쓰려고 이것저것 해보려고 합니다.

아무리 잘 쓰려 해도 뭘 해야할지 감이 안오는데.. 그래도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적어보고.
노력은 합니다. 시는 인생의 아름다움, 사물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인데 이 감수성 많은 주인공은 자기한테 딱 맞다고 생각한 것이 였지요.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인생의 아름다움을 보려고 애쓰면 애쓸 수록 사회의 아픈면들이 미자에게 다가옵니다.
[밀양]의 전도연처럼 당사자에게 직접적으로 내리치는 아픔은 아니지만.
연륜이 느껴지는 미자의 얼굴 속에는 이러한 세상의 아픔이 실망감으로 다가 오게 되지요.

[이 사진의 표정만 봐도 이 영화가 느껴지는 군요.]


시는 죽었다?
중간에 어떤 젊은 시인이 시는 죽었다 이런식으로 술취해서 말을 하는데요.
정말 현재의 세상은 순수한 아름다움이 실종되어버린 세상이 되가고 있는 그러한 느낌이 듭니다. 현실을 아름답게 노래해보자 했던 것은 어느덧 옛날을 추억하며 또는 이런것을 소망하며 노래하는 것처럼 되어버린 것이죠.

결국엔 미자는 시를 완성하지만.
순수한 마음에서 즐거움을 노래한 것이 아닌 한없는 슬픔속에서 얻어낸 것이라 보는 이로 하여금 아쉬움이 남게 합니다. 순수가 망가진 세상 이게 현실이지만 이것을 잘 풀어내서 말해주는 결말은 아쉬워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도데체 시를 쓰면서 뭘 이야기 할까 했는데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될줄이야.. 역시 이창동 감독은 사람맘을 조여 놓긴 해도 정말 영화는 잘 만드는 구나 또 한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