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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낮에도 뜨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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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표 영화가 다시 왔습니다. 그것도 가장 멋졌던 영화 [왕의남자]와 같은 사극으로요. 이준익 감독을 그리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도 [왕의남자]와 [라디오스타]는 저에게 너무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자 이번에는 어떨지요?
[구르믈버서난달처럼] 혹시 왕의남자의 연출력은 왠지 운이 겹쳐서 그런거가 아닐까 했는데요.. 영화 시작한지 10분도 안되어서 그런 걱정은 싹 없어졌습니다. 이번에 확실히 느낀 거지만 그만큼 이준익 감독은 이 분야에서는 어느정도 자신만의 경지에 다다른듯 하네요.

때는 조선시대에 임진왜란이 일어나려 할때의 이야기 입니다.
나라는 동인과 서인의 당파싸움으로 완전히 분리되어서 답답한 행보를 하고 있었는데요.. 이런때 왜구까지 쳐들어 온다니 이러한 세상을 바로잡고 왜구를 막고자 평등을 주장하는 '대동계'가 만들어 집니다. 이때 정여립, 황정학(황정민), 이몽학(차승원) 세명이 이 조직을 만드는데요. 이러한 뜻있었던 조직은 이몽학에 의해서 다른 길로 가게 됩니다. 어차피 우리들이 왜구랑 싸워 이겨봤자 또 당파싸움패들한테 밀려 죽을께 뻔하니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잡고 새세상을 만들자는 것이었죠. 뭐 반란입니다.

[황정민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가장 빛을 발한거 같습니다. 정말 멋지더군요]

이몽학은 리더였던 정여립을 비롯한 반대자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의 뜻을 표출합니다. 이에 황정학은 이몽학과 원수지간인 견자를 데리고 이몽학을 추격해 이를 막고 원래의 뜻대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내용인데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이러한 뜻은 100% 전해지진 않습니다. 내용을 모르겠다는 것 보다는 너무나 진지한 황정민, 차승원에 비해 조정 사람들은 너무나 바보같이 묘사되기 때문이죠. 이런것이 더 좋아보이기도 했는데요.. 무능한 정부를 보자면 예전이나 요즘이나 그리 달라진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구도가 영화내내 계속되면서 아주 재미있게 표현되었는데.. 왕의남자때와 달랐던 것은 이러한 구도내에서는 적이 너무 멍청해 보이니 마지막 클라이 막스가 좀 약해진다는 약점이 생기더군요..

[이 두사람도 조연의 역할을 잘 해준거 같습니다. 당찬모습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죠]

그래서 마지막 장면보다는 끝부분에 나온 황정민과 차승원의 마지막 대결이 이 영화의 최고의 장면인듯 싶습니다.
이 영화에서 이 두사람의 연기력은 저의 상상을 초월했는데요.. 정말 대단했습니다.
특히나 황정민의 봉사역할은 뭐 누가 이렇게 할 수 있겠냐 할 정도로.. 차승원 역시 언제 코믹배우였나 할 정도로 강인함이 넘치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두사람이 겹치는 장면하나하나는 이준익 감독의 아름다운 화면과 맞물려서 최고의 장면들을 연출합니다.
이런것만 봐도 이 영화는 전혀 아깝지 않은 영화가 될꺼라 확신하겠네요.

[최고의 장면. 두사람의 대결이죠. 와이어 없이도 이런 장면들이 연출됩니다.]

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에.. 꿈이 있는 사람에겐 이길 수 없다란 말과 양반은 권력뒤에 숨고, 광대는 탈뒤에 숨고, 칼잽이는 칼뒤에 숨는다 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이 두가지 말은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다랄지는데요. 꿈이 있는 것은 좋지만 어떤 꿈이냐에 따라 자신 뿐 아니라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는 것과 후자의 경우 별것도 아닌 것들이 뒤에서 뭐인냥 행세하며 진짜 실력자들을 부려먹는 것이라 할 수 있구. 아님 하나 뒤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란 이야기도 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저 두가지 말을 어떻게 해석했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 두사람의 이야기로 볼 수 도 있겠는데요.. 정말 두사람은 최고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