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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퍼펙트게임] 야구에 모든것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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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최동원과 선동렬의 대결.. 한국야구계의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두 투수..
제가 어렸을때 너무나도 증오했지만(전 골수 LG/청룡팬).. 결국엔 동경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두 투수들의 최고의 맞대결이 영화화 된다고 해서 무척 기대를 했었는데요. 반면에 과연 이걸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제대로 된 야구 영화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이들의 명성을 더 망치는거 아닐까 하는 걱정역시. 물론 제일도 아니긴 하지만서도...
허나 막상 보고 나니.. 가슴이 매우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감독으로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동렬 감독 외에 조승우가 연기한 최동원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최동원보다는 선동렬시대의 사람이기 때문에.. 그 때를 생각해보면 무서움을 넘어 악의 제왕같은 투수 였죠. 선동렬이 중간에 나오기만 해도 오늘은 끝났다라고 포기한 사람이 대부분이 었으니까요. 심지어는 강팀이었던 삼성 감독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지요.
최동원의 시대가 가고 90년대에 들어서 MBC청룡이 LG로 바뀌면서 해태와 LG의 대결은 경기 하나하나가 저한테는 최고의 빅매치 였는데요. 그 어릴적 보았던 장면이지만 LG가 선동렬을 상대로 점수를 낸 장면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얼마나 한점 내기가 힘들었는지를 가슴 속 타들어 가면서 봤는지. LG에는 이상훈 같은 투수도 있었는데도 말이죠.. 심지어 요즘 류현진 선수를 봐도 그때 같은 긴장감은 찾아 볼 수 가 없어요.

[선동렬이 붉은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던 모습은 정말 악마같았죠 ^^. 양동근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지만]


한일 슈퍼게임을 해도 포스터에는 역시 한국대표로 선동렬이 크게 나와있었고. 선수 말년에 일본에 갔을때 첫해에 실패했을때는 너무나 믿기질 않았었지만 역시 다음해에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별명까지 얻고 다시 일본에서도 성공을 하고 돌아오죠. 나중엔 이상훈, 이종범하고도 같은 팀에 뛰면서 팀도 우승시킵니다.

이러한 절대자의 개념을 저에게는 평생 가지고 가게 해줄 선동렬이지만.. 그와 견줄만한 사람이 있으니 최동원 선수입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와는 완전 반대 접근법인데) 어렸을때 역시 특이한 폼과 롯데의 에이스. 한국의 국가대표 라는 이미지의 무서운 선수 최동원이었죠. 최동원 선수는 제가 어렸을때도 무서운 선수 였지만 제가 커서 옛적 기록을 볼 때마다 더 놀랍고 멋진 선수로 기억이 갱신되고 있는데요. 어찌보면 선동렬 선수가 시작 자체를 프로야구가 시작될때 맞춰서 나와 최고의 전성기를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누렸지만 이러한 프로야구 중흥기를 맞게 해준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최동원이라고도 생각이 들더군요.

[최동원 안경을 쓰고 있어도 조승우의 모습은 화려하네요.. 갠적으로 정말 잘해줬다 생각합니다.]

최동원의 위대함은 선수로서 많이 아니라 인간됨에도 있었는데요. 당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서 선수협까지 결성했으니 말이죠. 지금도 스포츠 판이 그렇지만 선수의 입장보다는 구단마음대로 전권을 행사했기에 그 전까지는 최동원정도의 슈퍼스타급 아니면 최저연봉에 조금 있다 없어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그 일을 짊어 진거죠. 롯데에 계속 있으면 레전드 대접을 받고 화려하게 은퇴할 수 있었음에도 선수협을 고집해 타팀으로 쫓겨나고 말년은 놀라울 정도로 쓸쓸히 보냈던..  얼마전에 하늘로 가셨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공적을 인정해 롯데 구단에서 최동원 선수를 영구결번 시켜주었더군요. 살아계셨을때 그렇게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야구 이야기 할려니 끝이 없는데..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선동렬과 최동원의 연장혈투를 이야기 하자면
서로 15회까지 200개가 넘는 공을 던졌음에도 감독이 불펜투수 조차도 몸풀라고 아무도 지시를 안했다고 하는데 이 둘의 위상을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영화를 보면 게임 내용을 약간 각색하긴 했지만. 9회에 대타가 나와서 동점 안타를 쳐서 연장에 들어가는 것은 맞아요. 물론 홈런도 아니고 영화에서는 가상의 인물로 처리하죠. 야구팬이 아닌 일반인들도 몰입할 수 있게 영화적 장치를 해야하니...
이러한 오바스런 점 때문에 어정쩡한 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선동렬과 최동원이니.
긴장되는 순간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전력을 다해 피칭하는 모습들을 머리에 다시 아른거려 보니 미소가 흐릅니다.